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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 가이사랴 빌립보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 가이사랴 빌립보

지난해 우리 교회에는 몇명의 아기들 소식이 있었습니다. 외국에 있는 많은 한인교회가 그렇듯이 우리 교회도 소박하고 작은지라, 태어난 2명의 아기의 울음 소리와 또 두어달 있으면 태어날 새 아기는 모든 교인들의 화제거리입니다. 예배와 식사를 마치고 나면, 누구랄 것도 없이 서로 아기들을 안아 보려고 줄을 서야합니다. 덕분에 첫 아기들을 낳은 초보 엄마들은 교회 오는 날이 쉬는 날입니다.
머지않아 이 아이들을 위한 돌잔치를 교회에서 준비할 겁니다. 그러고보니, 돌잔치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기들의 돌잡이인데요. 예전에는 돌잔치에 오래 살라고 실을 올려놓고, 돈을 많이 벌라고 엽전도 올려놓고, 학자가 되라고 책도 올려놓았다고 하는데, 요즈음은 가수가 되라고 마이크를 올려놓거나, 운동선수가 되라고 축구공이나 야구공을 올려 놓는 부모들도 있고… 갖가지 기발한 아이디어가 동원이 되어서 생각지 못한 것들이 돌잡이 상에 올려진다고 합니다. 아기들이 무엇을 잡을지 연습시켜야한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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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을 박해하였던 헤롯 대왕이 죽은 뒤에 헤롯의 영토가 넷으로 나뉘어 졌습니다. 그리고 그 중의 하나를 아들인 빌립이 받습니다. 나뉘어진(分) 아버지의 영토 중의 하나를 다스리며 로마황제를 섬기는(奉) 왕(王) 을 우리 말 성경에는 “분봉왕”이라고 번역하는데, 누가복음 3장1절에 나오는 이두래와 드라고닛 지방의 분봉왕 빌립은 자기를 왕으로 임명해준 로마 황제 가이사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당시 “파니아스”라고 불리던 지역에 로마식 도시를 건설합니다. 그리고 로마의 황제(가이사)에게 자신(빌립)이 헌정한 도시라는 의미로 그 이름을 “가이사랴 빌립보”라고 짓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가이사랴 빌립보는 빌립의 영토의 행정 중심지이며 수도의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이사랴_빌립보_3

빌립이 분배 받은 지역은 골란고원을 중심으로 그야말로 풍요로운 땅, 농사와 목축에 적합한 땅입니다. 현재 골란고원으로 잘 알려진 이 지역을 와본 사람이라면, 므낫세 지파가 요단을 건너지 않고 요단 동편 골란고원을 중심으로 살고 싶노라고 말했던 이유를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기원전 3세기 이후로 헬레니즘의 영향을 받았던 이 지역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관장할 신으로 하나님이 아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판”을 선택했습니다. 판은 상반신은 사람이고, 하반신은 염소인 반인반수(半人半獸)의 신입니다. 동물들이 뛰어 노는 푸른 초원의 신이면서 동시에 목동의 신이었습니다. 그리고 판이 가지고 다니는 피리(Pan’s Flute, 우리말로는 “팬플룻”)로 사람과 동물들을 유혹하여서 난잡한 성관계를 통해 쾌락을 즐기는 신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판”을 동경했나 봅니다. 오죽했으면 “판”을 위한 신전을 짓고, “판”을 위한 도시라는 뜻으로 “파니아스”라고 불렀을까요! 빌립은 이 “파니아스”를 “가이사랴 빌립보”라고 개명하고 나서도 여전히 그 도시의 가장 웅장한 절벽 아래를 “판”을 위한 동굴로 명명하고는 그 앞에 거대한 판의 석상을 세우고,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를 위한 신전과 , “제우스”를 위한 신전, 그리고 “네메시우스”를 위한 신전을 나란히 건설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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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빌립보 가이사랴 지방에 가셨습니다.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로마식 도시와 주변을 감싸는 아름다운 풍경이 즐비하였지만, 예수님의 눈에는 웅대한 기암절벽과 탄성을 지를만한 화려한 건물따위는 안중에도 없으셨습니다. 그저 일개 인간인 아우구스투스를 신으로 섬기는 어리석음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의 주인공들을 석상으로 세워놓고서는 그것을 신이라고 숭배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셨을 겁니다. 예수님의 눈에는 황제인 아우구스투스를 신으로 삼으며 권력을 탐하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판을 숭배하며 풍요와 성적인 쾌락을 탐닉하는 사람들이 거리 곳곳에서 자기를 절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를 기억하며 내 손에 쥐어진 것을 절대로 빼앗기지 않으리라, 그리고 내 것을 가져가는 이에게는 철저한 응징을 하리라 다짐하고 가난한 이들과 약자들에게 인색한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제우스를 신이라 부르며 “나도 이 화려하고도 거대한 헬레니즘 제국의 시민이다!”라고 허영에 사로 잡힌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의 시민,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자기 정체성, 하나님 말씀에 근거한 가치관을 읽어버리고 살아가는 유다의 백성들에게 기가 찰 노릇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셨습니다. “저들이 저 돌덩어리들을 신이라고 부르고 그것들을 숭배하는데,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더냐? 또 너희는 나를 누구라 생각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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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면 돌잡이 상에 올려진 물건들은 아이의 부모들이 생각하는 인생의 가치관일지도 모릅니다. 오래 사는 것, 돈을 많이 벌어서 떵떵거리며 사는 것, 높은 지위와 권력을 갈망하는 것, 누군가로부터 인정받으려고 하는 것. 우리가 차려놓은 잔치상 앞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물으십니다. “너는 나를 누구라 생각하느냐?” 2016년을 맞이하면서 어떤 기대와 어떤 소망을 가지고 계신가요? 예수님께서 그 기대와 소망을 보시면서 똑같이 물어보실 겁니다. “그래 그 기대와 소망은 잘 들었는데, 그럼 네 인생에서 나는 도대체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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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사랴-빌립보
This Post Has One Comment
  1. 선배님~~ 오랜만에 댓글 남깁니다.
    귀한 글 잘 읽었습니다. ^^

    늦었지만, 새해 인사도 남깁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또 많이 퍼 주시길 바래요~~

    올해도 건강하시고
    좋은 글과 나눔 종종 퍼 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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