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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브온 산당

기브온 산당

인생이라는 커다란 그림에서 지금의 내가 얼마나 초라하고 작아보이는지 모른다. 누군가는 내가 찍고 있는 커다란 도화지에서 한점들이 연결되어 선을 이루고 그림을 그린다고 위로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이 보이는 것에 좌지우지되는 사람인지라, 지금 내가 찍은 이 작은 점 하나에 실망하고 좌절하고, 내가 그렇게 가치가 없는 사람인가 나 스스로를 비하하게 된다. 작은 돈에 흔들리고, 작은 기회에 흔들리는 이 갈대같은 마음은 커다란 도화지에 점하나 찍기에도 아까울 만큼 작디 작은 먼지와 같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깊은 한숨이 나오고, 그 한 숨의 저 밑바닥에는 울화와 같은 뜨거움이 있다.

오늘 한 목사님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지난번에 성지순례에 오신 적이 있는데, 나비 사무엘(기브온 산당이 있었던 곳)에 본 베냐민 지파의 땅을 제대로 찍은 사진이 없는데,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면 한장 보내줄 수 있냐는 것이다. 내 카메라가 그리 좋지 않은지라, 화각이 나오지 않아서 무려 17장의 사진을 이어 붙여 만든 파노라마 사진이 있어서 그것을 보내드리려는데, 한편 생각해 보니, 보내드린들, 그 사진에서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실 것같아서 하나하나 도시를 가리켜 드리며 설명을 붙였다. 이제 두주만 지나면, 개학인데, 개학이 되면 이런 친절함도 끝일 것같아서 오늘 꼭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예전에 찍어 놓았던 사진들을 들추어 내었다.

 

기브온 산당에 오르면 베냐민 지파가 한 눈에 보인다. 사진을 더 세심하게 360도로 돌려서 찍었다면, 아마 베냐민 지파 땅 전체를 담을 수 있지 않았겠나 싶다. 그만큼 베냐민이 받은 땅의 작고 다른 지파에 비해서 여리고를 제외하고는 썩 탐내할 만한 곳도 없다. 게다가 베냐민 지파는 강력한 유다지파와 에브라임 지파 사이에 끼어서 자고 일어나도 마음껏 기지개한번 켜볼 수 없는 그야말로 불쌍하고 나약한 지파이다. 오죽하였으면, 베냐민(직역하면 “오른손의 아들”이다) 지파 출신의 사사 에훗을 설명하면서 에훗은 왼손도 잘 쓰는 사사였다고 성경에서 말할까! 나약한 지파가 생존을 위해서는 양손을 모두 쓸 수 밖에 없는 불쌍한 역사가 에훗의 이야기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아, 그렇구나! 하나님은 한 사람의 크고 작음을 그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으신다. 작은 아이 다윗을 불러 골리앗을 치고, 작은 사무엘을 엘리를 대신할 제사장이자 사사, 그리고 예언자로 삼으셨다. 그리고 열두지파 중에서 작은 베냐민 지파에서 처음 왕을 세우셨다. 그 왕의 최후가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말자. 내가 보고 싶은 것은 하나님께서 그 작디 작은 베냐민 지파. 그러니까 솔로몬이 기도하러 올랐던 기브온의 산당에 올라서서 휘- 한번 둘러보면 다 보이는 작디 작은 땅을 받은 그 지파에서 왕을 나게 하셨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목사가 되어서 든든한 후견인 목사님 한분 계시지 않으면 클 수 없다는 세속적인 생각이 넘쳐나고, 또 그 썩은 동아줄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도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목회자와 목회자 지망생이 넘쳐나는 요즈음. 아직도 골리앗을 꿈꾸고 있는 목사님들과 신학생들을 불러 기브온 산당 위에 세워 놓고 베냐민 지파 땅을 한번 둘러보게 하고 싶다. 그리고, 가장 비옥한 골란 고원을 받은 므낫세 지파 중에서 요단 동편을 받은 지파의 땅에서 왜 존경받을 만한 인물들이 나오지 않았는가를 한번 생각해 보게 하고 싶다.

 

기브온 산당 E-Book

위에 첨부된 나비 사무엘에서 본 베냐민 지파의 조망도를 크게 보시기 원하시는 분은 대용량 파일 다운로드를 하실 수 있습니다. 대용량 파일은 가로 1200cm까지 실사로 출력하수 있는 크기로 제작되었습니다. 크게 보시면, 각 지역이 성경에 어떤 지역이며, 그 지역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설명해 놓은 텍스트 파일을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This Post Has 5 Comments
  1. 신학생으로서 한 해 한 해 갈 수록 목사님이 말씀하신 세속적 생각이 커졌던거 같습니다. 나의 크고 작음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으시는 하나님만 바라봐야 할 것 같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2. 번제물로는 어떤 동물을 드렸을까요? 소일까요 아니면 양일까요? 양이라고 해도 한번에 천 마리나 드릴 수 있을만큼 그렇게 넓은가요? 천 마리를 잡고 씻고 각 뜨고 태우려면…흠 없는 놈 고르기도 어렵지 않았을까요?

    1. 성경에 나와 있지 않으면, 저도 알 수 없습니다. 기브온 산당은 넓기도 하지만, 천 마리나 드려야 하고, 정결해야하기도 했기 때문에 정말 많은 수고가 있었을 거예요. 그래서 예배는 “해치우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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