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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헤미야의 성벽

느헤미야의 성벽

건축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해하시겠지만, 모든 것이 원래의 계획대로, 그리고 원래의 공사 기한대로 되는 경우는 참 드뭅니다. 일하는 사람들의 스케쥴이 서로 맞지 않아서 늦어지는 경우도 있고,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서 공사가 멈추어서는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자금이 부족해서 치루어야할 공사비를 늦게 지급해서 잠시 서는 경우도 있고, 중간에 설계를 바꾸자는 의견 때문에 공사가 서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공사가 언제 어떻게 진행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짧은 시간에 계획대로 착착 맞아 떨어지는 공사는 아마도 책에나 있을 법한 메뉴얼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통념에서 가장 예외적인 공사를 손꼽으라고 하면, 느헤미야의 성벽 건축 공사를 꼽아 보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철저하게 계획했을 지라도 늘 변수는 있게 마련입니다. 445 BCE에 느헤미야가 예루살렘에 도착했습니다. 페르시아의 속주가 된 유다의 통치자로 오기는 하였지만, 느헤미야에게는 산발랏와 도비야의 위협이라는 상상치도 못했을 돌발 상황이 있었습니다. 지금 교회 건축에서는 마주하리라 상상하기 어려운 걸림돌이지요. 공사하기도 바쁜 와중에 일꾼의 절반은 창을 잡고 경계를 서야했고, 밤에는 파수를 봐야했습니다. 낮에 일하는 이들도 늘 긴장과 불안 속에서 일해야했습니다 (느 4). 그러니 예루살렘 성벽 재건에 유다 사람들은 가지고 있는 역량의 100%를 다 쏟아 부을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121,405m2 (대략 37,000평)의 성을 두르는 성벽을 52일만에 세웠다는 것은 그야 말로 “기적”이라는 말 밖에는 설명할 다른 말이 생각 나지 않게 합니다 (느 6:15).

설계자가 그린 설계도와 그 설계도 대로 일을 맡은 이들이 진행하는 공사에 잡음없이, 그리고 의견의 충돌 없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진행된 것이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자기의 집도 짓지 않고 텐트에 머문 채, 무리의 절반은 창을 잡고 보초를 서고, 무리의 절반은 남녀노소 할 것없이 돌을 나르던 그 때를 상상해 보세요! 상상만으로도 가슴뭉클하지 않나요? 내 것을 먼저 남겨두고, 그 다음에 하나님의 것을 떼어 놓는 오늘날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참 이해할 수 없는 일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그들의 신앙이었고, 그 신앙이 기적과 같은 공사를 가능하게 하였던 밑거름이었습니다.

2007년에 에일랏 마잘 (Eilat Mazar) 이 다윗성으로 추정되는 곳을 파고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은 다윗의 궁전을 찾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기대하지 않았던 발견을 하게 되지요. 다윗 성터 위에 5미터 두께, 그리고 30미터 길이의 느헤미야 시대의 성벽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52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바벨론에 의해서 멸망 당하기 전의 웅장한 예루살렘 성 (667,731 m2)을 모두 완벽하게 복원하기란 재원이나 시간 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장에 돌아온 백성들이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작은 방어성을 건축한 것이지요. 그리고 특별히 경사가 매우 급하고 공사를 하기 어려운 성의 동쪽 편 기드론 골짜기 부분은 경사면이 아니라, 그 보다 위쪽에 비교적 공사가 용이한 지역에 성벽을 쌓아 올립니다. 하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아마 제일 많은 인원이 동원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바로 그 부분이 발견된 것이지요.

성벽 공사가 끝나고 다들 한 자리에 모인 때, 성경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제가 짐작하기로 가장 감격하고, 가슴이 뛰었던 사람, 그리고 하나님께 가장 감사했던 사람은 느헤미야였을 겁니다. 얼마전 성벽 공사를 하기 전, 그 어두운 밤에 홀로 무너진 성벽을 돌면서, 느헤미야는 분명히 다시 세워질 예루살렘의 성벽을 상상했을 겁니다. 무너진 돌하나를 붙잡고, “하나님 나를 써 주세요.”라고 기도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무너진 것은 돌로 쌓은 성벽이지, 하나님을 향한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완공이 된 예루살렘 성벽을 보면서, 뭉클하였을 느헤미야의 마음을 오롯이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느헤미야와 돌아온 유다 사람들이 이루어 냈던 성벽 재건 공사를 보면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무너지지 않고 온전히 서있다면, 눈에 보이는 예루살렘 성 정도는 52일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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