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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헤미야의 성벽

느헤미야의 성벽

건축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모든 것이 원래의 계획대로, 그리고 원래의 공사 기한대로 되는 경우는 참 드물다. 일하는 인부들의 스케쥴이 서로 맞지 않아서 늦어지는 경우도 있고,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서 공사가 서는 때도 있다. 때로는 자금이 부족해서 치루어야할 공사비를 늦게 지급하게 되어서 공사가 잠시 서는 경우도 있고, 중간에 설계를 바꾸자는 의견 때문에 공사가 서는 경우도 있다. 공사가 언제 어떻게 설지 모르는 상황에서 짧은 시간에 계획대로 착착 맞아 떨어지며 공사하기란 쉽지 않다. 아니 불가능이라고 해도 99.9%는 다들 수긍할지도 모른다.

하물며 느헤미야라고 해도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다. 느헤미야의 때에는 산발랏와 도비야의 위협 앞에서 일꾼의 절반은 창을 잡고 경계를 서야했고, 밤에는 파수를 봐야했고, 낮에 일하는 이들도 늘 긴장과 불안 속에서 일해야했다. 100%를 다 쏟아부어도 이루지 못할 느헤미야의 성벽재건사업이 오십이일만에 끝났다는 것은 기적이라는 말 이외에는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다. 포로로 잡혀가기 이전 시대의 성벽의 크기는 아닐 지라도 3만 6천평의 성벽을 52일만에 세웠다는 것은 그야 말로 놀라 자빠질 일이다. 자기의 집도 짓지 않고 텐트에 머문 채, 무리의 절반은 창을 잡고 보초를 서고, 무리의 절반은 남녀노소 할 것없이 돌을 나르던 그 때를 상상해 보라! 상상만으로도 가슴뭉클하지 않은가!

 

 

성벽을 재건하고 모두가 에스라가 율법책을 낭송할 때에 아무리 들어도 이해할 수 없었던 하나님의 말씀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온 이스라엘 백성들은 울음바다가 되었다. 아마 일부는 드디어 해냈다는 감격, 더러는 그 힘든 노동의 대가를 율법책을 읽으며 받은 것에 대한 뭉클함, 또 일부는 자신들의 죄때문에 무너진 하나님의 성을 바라보며 지금 새로 지은 성벽의 초라함에 대한 설움이 묻어나는 울음이었을 것이다. 그리고는 그 율법책의 기록대로 초막절을 지켰다. 그런데 이 얼마나 엄청나게 담대한 백성들인가! 그야 말로 용감한 녀석들이다! 하나님의 명령, 그것도 거룩한 하나님의 축제의 날인 초막절을 여호수아 때에 한번 지킨 이후로 한번도 지켜본 적이 없었다니 말이다(느 8:17). 800년만에 지켜보는 초막절을 통해 그제서야 자신들을 있게한 선조들을 지켜주신 하나님, 인도하신 하나님, 먹여주시고 복주신 하나님을 알게 되었다니! 이들을 누가 선택받은 민족이라 불렀단 말인가! 선택 받은 민족? 하나님의 민족? 개뿔! 글을 쓰면서도 어이없고, 글을 쓰면서도 울화통이 터진다. 철저하게 하나님을 떠난 자신들의 지난날을 보며 초라한 성벽 앞에서 울던 돌아온 포로들을 머릿 속에 떠올리고 있으려니, 뭐 딱히 그들에게 열받을 일도 아니다.

그 놈들이나 나나 오십보 백보이니까 말이다. 뜨거웠던 열정(과거)을 말하지만, 뜨거운 열정(현재)을 말할 수 없는 사람이 나 아니던가! 오늘 따라 글에 느낌표들이 넘쳐나는 것은 내 분노이고, 내 한탄이고, 내 현실에 대한 어이없음 때문인 것같다. 다윗의 도시에 서 있는 나에게 하나님은 뜨거웠던 감격을 말하는 목회자가 아니라, 나날이 경험하는 뜨거운 감격을 고백하는 목회자로 나를 부르고 계심을 알 수 있다. 지금 내 심장은 매우 격하게 뛰고 있다.

 

 

흑백으로 처리된 성벽은 다윗과 솔로몬 시대의 성이고, 컬러로 처리된 부분은 느헤미야가 재건한 성벽이다. 느헤미야가 성벽을 쌓을 때에 다윗시대의 성안 쪽 마을 조차도 다 둘러 쌀 수 없었다. 느헤미야의 성벽 재건은 그만큼 급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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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ost Has 2 Comments
  1. 뛰는 가슴 같이 뛰어 봅시다. ^^ 좋은 생각 전해줘서 감사..

  2. 신대원 다닐 때 느헤미야 성벽과 함께 만리장성을 비교해서 페이퍼를 쓴 기억이 납니다.
    사실 저에게 있어서 느헤미야 성벽의 위대함과 함께 만리장성과 같이 고된 노역과
    의무(세금과 거주 문제)로 인한 백성들의 고통도 느껴졌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이었고,
    하나님의 뜻이었던 것에 대해서는 은혜고 감사하지만…
    그 성벽을 느끼며 아파했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글을 보니 그때가 다시 떠오르네요.
    그리고 글에서 느껴지는 그 마음과 주제가 다시 새겨집니다.
    오늘은 아픔이 아닌 감격을 얻고 돌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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