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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돔산 (롯의 아내의 소금 기둥)

소돔산 (롯의 아내의 소금 기둥)

사해바다 남쪽에는 남북으로의 길이가 8km, 동서의 길이가 4km, 그리고 땅으로부터의 높이는 약 200m가 되는 독특한 산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산은 분명히 산인데, 산이라고 부르기에는 뭔가 좀 찜찜한 구석이 있습니다. 일단 주변의 산들이나 지형에 비해서 그 모양도 좀 다르고, 더군다나 ‘산’이라 불리면서도 흙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산의 이름은 ‘소돔산’인데, 이 산의 80%는 소금입니다. ‘소돔산’이라고 불리지만, ‘소금산’이라 불리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옛 사람들은 소금으로 이루어진 이 산 주변 어딘가에 이제는 사라져버린 소돔과 고모라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하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두고온 가족과 재산에 미련이 남았던지, 도망가는 길에 뒤를 돌아본 롯의 아내가 소금 기둥이 되었다고 하니, 이 소금산이 아마도 성경의 그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이 ‘소금산’을 ‘소돔산’이라고 부르게 된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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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돔산. 유대 광야를 이루는 산지의 모습과는 그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 이 소돔산의 주 성분은 소금이며, 거대한 소금 덩어리 위에 광야의 먼지가 뒤덮혀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소돔과 고모라의 이야기는 워낙에 유명해서 구약 성경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불로 망한 그 도시들에 대해서 한번 쯤은 들어보았을 법합니다. 소돔과 고모라의 이야기는 오늘 날에만 유명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비참한 운명을 맞이했던 이 두 도시의 이야기에 대해서 고대 서아시아 지방의 사람들 역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던 것같습니다. 기원전 2500-2250년 사이에 시리아의 에블라 지역에서 기록된 약 1800개의 토판들의 이야기 속에 소돔과 고모라 도시의 이름이 발견될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러나, 정작 소돔과 고모라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바로 이곳이다.”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곳이 아직 없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으로는 소돔산 뒤편의 어딘가가 성경의 소돔이 있었던 곳이고, 마사다 남쪽 어디엔가가 고모라가 있었던 곳이라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로부터 소돔과 고모라가 사해 바다에 가라앉았다는 고대의 아틀란티스를 찾는 듯한 전설같은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소돔과 고모라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보다 더 분명한 사실은 “이렇게 떠도는 이야기들이 전혀 신빙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소돔과 고모라

사해 바다와 그 주변. 사해바다의 요르단 쪽에는 다섯 개의 도시가 발굴되었다. 창세기 14장에서는 소돔 왕 베라와 고모라 왕 비르사와 아드마 왕 시납과 스보임 왕 세메벨과 소알와 벨라가 싯딤 골짜기에 진을 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다섯 왕이 다스리던 도시들이 아마도 지도에 표시된 다섯 도시일 것으로 고고학자들은 추정한다.

그러나, 유력하게 추정되는 지역은 있습니다. 사해바다의 요르단 쪽에 밥 엣-드라(Bab edh-Dhra)라는 곳이 있는데 (1965년에 체계적인 발굴이 시작), 기원전 3,100년부터 대략 기원전 2,250년까지 있었던 이 도시가 소돔으로 생각되는 매우 유력한 곳입니다. 그리고 그곳으로부터 남쪽으로 15km 아래에 누메이라(Numeira)라고 불리는 지역(1975년부터 체계적인 발굴이 시작)은 고모라로 생각되는 곳입니다. 밥 엣-드라는 가로 세로 약 200m의 거대한 도시(약 40,000m2)로 7미터 두께의 진흙으로 쌓은 성벽이 발견되었고, 도시의 면적으로 보아서, 대략 2,300명의 사람들이 살았을 것입니다. 그곳에서 발견된 무덤만도 20,000개가 넘고, 그 무덤에 장사된 사람들이 500,000명, 그리고 그 사람들과 함께 매장된 토기만도 3백만개 이상이 출토되었으니, 이 도시가 그 당시에 얼마나 규모가 컸으며, 대단히 풍요로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사람들은 그곳에서 살고 싶어했을 겁니다. 풍요로움을 따지자면, 고모라도 빼 놓을 수가 없습니다. 누메이라는 소돔보다도 그 면적이 두 배정도 더 컸습니다(약 80,000m2). 사해 바다의 그 뜨거운 온도를 버티고 대규모의 포도원이 있었던 지역입니다. 여름이면 40도가 넘는 그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말이지요. 비가 잘 오지 않는 지역이니, 이곳에서 생산한 포도로 만든 포도주는 매우 독했을 겁니다. 이렇게 포도 농사를 지을 수 있었던 것은 누메이라와 그 주변에 있는 샘들 때문이었습니다. 도시의 면적이 크다는 것은, 곧 사람들도 소돔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살았다는 말입니다. 이 두 도시는 사해바다 주변을 대표하는 풍요의 상징과 같은 도시였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황량한 광야, 마실 수 도 없는 물인 사해 바닷가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 푸른 대추 야자 나무들이 줄지어 서있고, 신선한 샘물이 콸콸 흐르며, 그 주변으로는 광활한 포도원이 펼쳐져 있는 오아시스의 도시를 말입니다. 얼마나 아름다고 풍성했는지, 창 13:10에서는 롯의 눈에는 그 땅이 주님의 동산 같기도 하고, 이집트 같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사람의 눈에 그렇게 보일지언정, 하나님의 눈과 기준은 달랐습니다. 드러나는 풍요의 뒤에는 그 풍요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드러나 보이지 않는 은밀한 타락이 있었습니다. 풍요가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았기 때문에, 하나님을 보지 못했고,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드러내 보일 수 없을 정도로 은밀했던 그 타락과 죄가, 이제는 드러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으리 만큼 하나님을 향한 양심도 무뎌졌습니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소돔과 고모라가 유명해진 이유는 그 풍요로움 때문이 아니라, 그 참혹한 결말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도 밥 엣-드라와 누메이라 지역에 가면 전문적인 고고학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둥근 모양의 불에 탄 숯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한 때 약 1,000년 가까이 번창했던 도시들이 어떻게 하루 아침에 폐허가 되었는가를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언제라도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 우리가 죽어서 가져갈 수도 없는 풍요로움을 갈망하는 것은 저를 비롯한 사람들이 “소유”라는 것에 집착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일차적인 감각에만 사로잡힌 이들은 절대로 그것을 놓을 수 없습니다. 풍요의 쾌락을 이미 맛 본 사람들은 절대로 그것을 놓치려 하지 않습니다. 잃어버린다쳐도 다시 그것을 가지기 위해서 매달리는 거지요. 낚시 바늘의 미끼에 속아서 덮썩 물었다가 주둥이가 찢어지는 경험을 한 물고기가 다시 그 낚시 바늘을 물 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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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의 아내의 소금 기둥

롯의 아내가 그랬습니다. 살고 싶었다면, 그저 앞만 보고 달려야했습니다. 100미터 달리기 선수처럼 말입니다. 뒤를 돌아보지 말아야했습니다. 앞에 어떤 돌부리가 튀어 나와 있는지 살필 새도 없이 넘어질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두고 온 것들, 두고 온 사람들이 너무나 생각이 났나봅니다. 멸망을 당할 소돔과 고모라를 뛰쳐나올 진대, “이것 하나는 건져야하는데…”하는 그것 때문에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 보았고, 소금 기둥이 되었습니다. 차를 타고 가다 이 기둥을 지날 때에면, 롯의 아내가 저를 보고서는 “너는 그리 살지 말아라.”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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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ost Has 2 Comments
  1. 잘읽었습니다.
    그런데 면적인 가로세로 200미터인 도시를 거대하다고 말할수 있고 그만한 크기에 그렇게.많은.무덤과 사람들이 살수 있을까 싶네요 혹 2000미터의 오타가 아닌지요

    1. 1) 이미 고도로 도시화된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의 눈에는 가로 세로 200미터가 큰 도시가 아닐 수 있겠지만, 우리의 시각을 지금으로부터 약 4,000년전으로 옮겨 놓고 생각해 보신다면 시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무덤에 매장된 시신은 한 세대의 것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수가 많을 수 밖에 없고요.
      3) 대략 2,300여명의 사람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에 그 좁은 지역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의문스러우시겠지만, 비록 소돔은 아니고, 예루살렘이기는 하지만, 예루살렘성의 변천사 http://biblia.co.il/예루살렘성-크기와-인구-변천사/ 를 참고하신다면, 면적 당 얼마의 사람들이 살 수 있는지 확인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 이스라엘에 성서에 나온 많은 도시들이 이미 발굴이 되었거나, 발굴하고 있는 중인데요. 예를 들다면, 예루살렘성이 바벨론에게 멸망할 당시 (이미 소돔과 고모라의 배경이 되는 시대보다 약 1,500여년 뒤의 시대이기 합니다만…), 예루살렘 다음으로 가장 큰 도시가 라기스였는데, 그 크기가 소돔의 크기 보다 약 5배 밖에 크지 않습니다. 처음 말씀드렸다시피, 오늘 우리의 시각으로 똑같이 성서를 보면 좀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만, 다만 우리나라도 약 100년전으로만 돌아간다손 치더라도 오늘날의 도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것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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