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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의 사다리

야곱의 사다리

성경을 읽다보면 목회자이면서 구약을 전공하는 나로서도 이해하기 힘든 장면들이 많다. 그 중의 하나는 베델에서 야곱을 만나시는 하나님이시다. 야곱이 누군가? 배고파 죽어가는 형 에서에게 자비와 온정을 베풀지는 못할 망정 팥죽 한 그릇에 큰 아들의 권리를 빼앗았던 인정머리 없는 냉혈한 같은 사업가이고, 아버지의 축복을 쟁취하기 위해서 아버지를 속인 시대의 사기꾼이다 (물론 이 뒤에 있는 엄마 리브가도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다). 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분풀이로 가나안 여인들을 아내로 맞아 아버지에게 반항하게되는데, 이 모든 비극 뒤에는 야곱이 있었다. 그가 문제의 시작이었다! 에서의 입장에서는 쳐죽여도 모자랄 빌어먹을 동생이 야곱이다. 야곱은 자기가 지은 잘못 때문에 차마 형 에서에게 고개들지는 못하겠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외삼촌 라반의 집이 있는 하란으로 도망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야곱은 하란으로 도망가는 길에 베델에서 꿈에 하늘을 오르내리는 사다리를 보게된다. 왜, 하필 야곱에게? 실의에 찬 형 에서에게가 아니라 사기꾼 야곱에게 꿈을 보여주신 하나님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뭐 특별히 야곱이 잘한 일이 있다고!

야곱은 성공을 향해서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경주마와 같은 인물이다. 그러고보면, 야곱의 모습은 오늘날의 기독교인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최근(2013년) 이원규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가 한목협의 주도로 발표한 2012년의 설문 조사에 의하면, 현재 기독교인들의 19%가 건강, 재물, 성공의 축복을 얻기 위해서 교회에 다닌다고 응답을 했다고 한단다. 설문이라는 형식적인 틀 속에서 자기를 감춘 사람들이 더 있다고 친다면, 19%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과 재물, 성공, 결국 “나”를 위해서 하나님을 사다리 삼아 하늘로 하늘로 올라가고자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야곱을 철저하게 부숴버리셨다. 형도 두려워하지 않고, 아버지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야곱이 막상 가족들의 보호가 없는 광야에 들어섰다. 혹시나 형이 따라와서 혼지검을 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얼마나 두려웠을까? 바람 하나 막아 줄 수 없는 빈 뜰에서 얼마나 추웠을까? 다시는 집에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 때에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꿈을 보여주셨다. 하늘에서 내려온 사다리! 내가 하나님을 사다리 삼아 올라가려고 할 때에는 이리 부딪치고 저리 차이는 인생이지만, 하나님께서 위에서 내려주시는 사다리를 통해서는 하나님과 내가 만나고, 그 사이에 천사가 오르내리는 신앙의 원리를 그제서야 알게된 것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라반의 집에서 당하는 외삼촌의 똑같은 사기 행각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14년을 하나님의 사다리를 기대하며 기다릴 수 있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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