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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막절: 사람이 해야할 의무

* 이스라엘의  장말적을 맞이하여서 거의 우리나라의 추석과 겹치는 장막절의 설교 한편을 올려봅니다. 매년 특별한 명절이 되면 한번쯤 “올해는 또 어떤 본문을 설교할까”고민하시는 저와 같은 초짜 목회자들에게 한번쯤 유대인처럼 전도서 본문을 읽어보시는 것을 어떨가해서 말입니다. 

장막절: 사람이 해야할 의무

 

13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14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

전도서 12:13-14

오늘은 성서력으로 장막절입니다. 성서의 달력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그 두개의 달력이 새해도 다르고, 날짜를 계산하는 방법도 다르지만, 절기를 정하는 데에 있어서는 일치합니다.

성서에서는 많은 명절들을 이야기합니다. 오늘 우리의 달력을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2월말이나, 3월달에 부림절, 3월말이나 4월말에 유월절, 5월에 칠칠절(맥추절), 9월이나 10월에 장막절(수장절), 새해, 대속죄일, 12월에 수전절(하누카)가 이스라엘의 주요한 명절이고, 특별히 오늘 장막절을 비롯하여서, 유월절과 칠칠절을 성경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지켜야하는 3대 명절로 정하였습니다.

기독교에서는 11월세째주를 “추수감사절”로 지키는데, 이 추수감사절은 영국의 청교도들이 처음으로 미국대륙에 도착하고 농사한 첫 수확물로 예배를 드린 날을 기념하는 때입니다. 이 추수감사절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역시 성경의 수장절(장막절)인데, 한 해의 농사를 지으며 첫 열매를 하나님께 드리는 절기입니다.

 

1621년 가을 아메리카 대륙의 플리머스의 총독 윌리엄 브래드퍼드가 수확의 풍요함을 감사하며,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하는 축제를 3일 동안 열고 근처에 사는 인디언들을 초대하여 초기의 개척민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데서 추수감사절이 미국과 캐나다의 거국적인 절기가 되었습니다. 19세기 말엽까지 추수감사절은 뉴잉글랜드 전역에서 하나의 관례적인 축제가 되었고,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국경일로 선포했습니다. 칠면조 고기와 호박 파이의 축제라고도 하는 이 행사는 미국의 고유한 풍습으로 정착되었으며, 1941년 법령이 바뀌어 11월의 4번째 목요일로 정해지기 전까지는 11월의 마지막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기념했습니다. 캐나다는 1879년 11월에 추수감사절을 국경일로 선포하고 지금은 매년 10월의 2번째 월요일에 축제를 열고 있다.

 

우리의 기독교는 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서 전해졌기 때문에, 성서적인 장막절보다는 미국의 국경일인 추수감사절의 전통을 더 따르고 있습니다.

오늘 왜 이리 빠르게 추수감사절을 지키는지 의아해하시는 분이 계실 수도 있는데, 제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미국의 국경일이 아니라, 성경에서 말하는 참 추수감사절인 “장막절”이기 때문에, 유대력에 따라서 장막절을 지킵니다. 대부분의 경우 장막절은 10월중순이나 말인데, 유대력도 옛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음력”을 따르기 때문에, 올해는 유대력의 윤달이 있어서 9월이 되어 버렸습니다. 내년에는 10월 중순이 되더군요. 그래서 제가 목회를 하는 한은, 추수감사절을 유대력의 “장막절”에 맞추려고 합니다.

오늘 성경의 본문 말씀을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제가 드리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어서 먼저 말씀을 드립니다. 이 장막절, 그러니까, 추수감사절(הג האוסיף)에는 우리가 처음 거둔 것으로 예물을 드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말 성경에서도

네 토지에서 처음 거둔 열매의 가장 좋은 것을 가져다가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전에 드릴지니라

고 출애굽기 23:19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히브리어 성경을 그대로 번역하면, “처음 거둔 열매의 가장 좋은 것”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맨 먼저 익은 것 가운데에서 가장 먼저 수확한 것”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옳습니다. 물론 하나님께 제일 먼저 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 거둔 열매의 가장 좋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성경에서는 장막절에 하나님께 드리는 예물에 담기는 사람의 마음을 “가장 좋은 것”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제일 처음의 것”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고하니, “눈에 보기에 질적으로 좋은 것”이 초점이 아니라, “마음 속으로 그것을 준비하기까지 얼마나 수고하였는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처음의 것은 하나님의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제일 먼저 익은 것가운데에서 제일 처음 거둔 것을 드리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제일 처음 익은 것가운데에서 제일 먼저 수확한 것으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이유는, 광야의 인생길 같은 우리의 삶 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의 풍성한 열매를 주심에 감사드리며, 오늘 우리가 예배하는 이 자리가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예비해 놓으신 가나안 땅이라는 것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장막절의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는 “고난 후의 풍성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장막절에는 모든 유대인들이 “전도서”를 읽습니다. 왜 전도서를 읽는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대충 알고 있는 “추수감사절”, 장막절이 아니라, 성서가 말하고 있는 장막절의 전통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습니다.

“장막”이라고 번역이 된 히브리어 수카  סוכה는 40년간 광야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거하던 텐트를 말합니다.

레위기 23:43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야 너희의 자손이,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 땅에서 인도하여 낼 때에, 그들을 초막에서 살게 한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주 너희의 하나님이다

장막은 광야 생활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의 임시 거주지이면서, 동시에 척박한 광야에서 찌는 태양과 고된 행군 아래에서 쉴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습니다. 그러므로, 레위기 23장에서 장막은 “하나님의 보호”를 상징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장막은 만나와 메추라기와 함께 하나님이 인간의 쓸 것과 필요한 것을 채워주신다는 것을 감사하는 절기가 되었습니다.

레위기 23장이 장막절의 영적인 의미를 알려주었다면, 신명기 16장에서는 장막절을 지켜야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한해의 수확과 소출에 대한 감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해의 농사를 마무리하면서 도와주시고 보호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절기가 장막절이라고 신명기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장막, 또는 초막이라도 불리는 이 텐트의 의미를 살려서 초막절, 장막절이라고도 하고, 한해 농사를 거두어 들인다고 하여서 수장절이라고도 부르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경은 이 장막절의 의미를 “감사와 기쁨”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랍비들은 즈만 씸하테누  זמן שמחתינו라고 하여서 “우리 기쁨의 절기”라고 부르고, 씸하트 베하게카  שמחת בחגך 라고 해서, “당신의 절기를 즐거워하라”라고 말합니다.

장막절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성경은 분명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레위기 23:33-44; 신명기 16:13-17에 나오는 초막절의 이스라엘의 전통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첫날에는 거룩한 모임을 열어야한다.
2. 아무 일도 하면 안된다.
3. 7일동안 매일같이 제사를 드려야한다.
4. 첫날과 여드렛날은 안식일로 지켜야한다.
5. 종려나무, 석류나무, 에트그론 나무, 버드나무의 열매를 가지고 와야한다.
6. 초막에서 지내야한다.
7. 반드시 하나님이 택한 곳, 예루살렘으로 가야한다.
8. 절대로 빈손으로 가서는 안된다.
9. 저마다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복에 따라서 그 힘대로 예물을 가지고 나아가야한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대인들은 이 장막절을 지킵니다.

그리고, 이 장막절에 읽는 성경이 바로, “전도서”입니다. 전도서를 읽는 이유에 대해서 많은 이견들이 있습니다만, 어려운 것들은 다 놓아두고, 전도서가 바로 장막절의 시끌벅적한 즐거움을 가장 잘 표현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막절은 기쁨의 절기입니다. 우리나라의 추석때에, 가을걷이가 끝나고나면, 신명나게 보름달 아래에서 놀이판을 벌이고, 아낙네들은 강강수월래를 하고, 거북놀이와 소먹이 놀이를 하면서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나누며, 소싸움과 길쌈놀이들을 하면서 한해동안 일에 쫓겨서 여가와 흥을 찾지 못했던 사람들이 모처럼 놀이를 통해서 즐거움을 만끽하고, 이웃과의 친선을 도모하고, 또 다음해를 위한 에너지를 비축해 두는 것처럼, 장막절 역시, 하나님께 한해의 수확에 대한 감사와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대한 구제,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신앙적인 유산을 기리기 위한 장막을 만듭니다.

얼마나 기쁜 날입니까? 장막절이 시작이 되면, 이스라엘은 비로소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장막절 중에 꼭 비가 한 두방울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저는 참 신기하게 생각했습니다. 이제 비가 오기 시작하면, 광야는 푸른색이 될 것이고, 가뭄이 해소되면서 사람들은 마음의 평화가 옵니다.

아마 이스라엘의 3대명절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모든 절기들 가운데에서 가장 기쁜 절기를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부림절과 더불어 장막절을 꼽겠습니다. 이 기쁜 절기에 사람들은 전도서를 읽으면서, 그 즐거움을 표현합니다. 전도서 1장에서는 세상만사가 다 헛되고 지혜도 헛되다면서 번민하기 보다는 인생을 즐기라고 말합니다. 2장에서는 그 즐거움도 헛되고, 슬기로움도 헛되고, 수고도 헛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는 “하나님의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는 슬기와 지식과 기쁨, 그리고 재물이 넘친다고 말합니다. 3장에서는 모든 일에 때가 있는데, 지금 이때가 즐겁게 놀아야할 때가로 말합니다. 4장에서는 이 모든 세상이 다 헛되니, 그리 노려하지 말고 그냥 즐겁게 살자고 말합니다. 5,6장에서는 그래서 돈을 많이 가진것도 의미가 없고, 잘먹고 잘사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말합니다. 즐거움이 없다면 말입니다. 7장에서는 우리가 스스로 우리 인생을 너무나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맘 편히 살자고 말합니다. 8,9장에서는 모두다 겪은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좋은 것이 좋은 것이지만, 그래도 어리석은 것보다는 지혜로운 것이 더 낫다고 말합니다. 10장에서는 세상에 이런 일이 다있다고 비꼬며 이야기를 하고, 11장에서는 슬기롭고 즐겁게 사는 것이 참된 삶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전도서는 허무를 이야기하는 것같지만, 전도서의 시작부터 끝까지는 “네 인생을 즐겨라”라는 말로 요약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즐거움을 예찬하는 전도자가 12장에 이르러서는 갑자기 무서운 얼굴로 사람들을 내려다 보고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12:1에서 갑자기 이전과는 다르게 태도가 돌변하면서, “젊을 때에 너는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여라”고 말합니다. 그리고는 오늘 본문을 말씀과 같은 결론을 말합니다.

13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14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

전도서 12:13-14

 

좀더 쉬운 말로, 여러분에게 이 구절을 풀이해 드리겠습니다.

 

13 할 말은 다 하였다. 결론은 이것이다. “하나님을 두려워하여라. 그분이 주신 계명을 지켜라. 이것이 바로 사람이 해야 할 의무다.”
14 하나님은 모든 행위를 심판하신다. 선한 것이든 악한 것이든 모든 은밀한 일을 다 심판하신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입니까? 즐거워 하라는 겁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 같기만 해라”는 말과 같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먹을 것이 풍성하고, 이제 비도 내리는 장막절만 같아라”라고 노래하면서 인생을 즐기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꼭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무엇을 기억합니까? 하나님은 모든 행위를 심판하신다. 선한 것이든 악한 것이든 모든 은밀한 일을 다 심판하신다는 겁니다. 그러니,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그분이 주신 계명을 지키는 네 의무를 다하면서, 그 의무안에서 즐기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즐거움을 만끽하는 우리의 행동과 우리의 삶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가 책임을 지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종종 “내 몸뚱아리, 내 맘대로 내가 하는데”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또, “좋은 것이 좋은 거지”라고 하면서 마음대로 내 몸과 내 삶을 육체의 쾌락과 즐거움에 던져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우리에게 경고하고있습니다. “이 즐거움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같은가? 너의 건강이 언제까지 계속될거라고 믿는가? 잘 나갈때에, 그리고 지금 풍요로울 때에 너는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여라”라고 말입니다.

정리하면서 말씀드립니다.

장막절은 이스라엘 최대의 명절이면서, 최고로 즐거운 절기입니다.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을 풍성한 음식, 좋은 기후 속에서 이 절기를 맞이하고, 6개월만에 처음으로 내리는 이른 비를 맞으면서 흥겨워합니다. 그리고 즐깁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단지 먹고 즐기는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닙니다. 이 즐거움이 있게하신 하나님, 광야를 인도하신 하나님을 동시에 기억합니다. 그리고 이 즐거움이 방종이 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주님의 계명을 지키기에 힘씁니다. 이것은 추수감사절을 맞이하는 오늘, 모든 교회 교인들에게도 여전히 의미있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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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ost Has One Comment
  1. 이목사님… ^^ 93 동기 정병규예요. 자료들이 너무 좋네요..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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