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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대학교 식물원

히브리대학교 식물원

이스라엘의 곳곳에는 꽃과 나무가 참 많다. 특별히 예루살렘은 사방이 숲과 화단이라고 말할 만큼 요목조목 잘 꾸며진 비밀스런 장소들이 많이 있다. 히브리대학교의 식물원도 학교에 숨어있는 보물창고와 같은 곳이다. 학교에 들어서서 도서관으로 가는 여러갈래의 길들이 있는데, 나는 포장된 도로가 아닌, 이 식물원 길을 선택한다. 나무 냄새가 좋고, 어쩌다가 스친 풀들이 주는 향긋함이 좋고, 물소리가 좋다. 혹시 식물원을 가꾸는 사람들이 웃자란 식물들을 예초기로 정리한 날이면, 완전히 횡재한 거다. 그 깊은 풀냄새를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광야의 한가운데 세워진 예루살렘에 이렇게 풍성한 나무와 꽃들이 있다는 것이 참 놀랍다. 그리고 이스라엘 사람들의 돌집 구석구석에 놓여져 있는 작은 화분들과 그들의 남다른 식물 사랑은 내가 겪어본 외국 몇몇 나라의 사람들 가운데에 으뜸이다. 아마도 광야 속에서 살아가는 그들이 가질 수 없는 것이기에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꾸는 것이 분명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소중한 마음을 가질 수 없다. 내가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을 때에는 그 어느 것에 대해서도 감사할 줄 모른다. 내 사랑하는 딸 노엘이와 노하를 위해서 아내가 만들어준 핀이며 머리끈은 이스라엘의 어느 상점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고 이쁘다. 그런데 이 두 딸래미들은 그것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같다. 그 이쁜 핀들과 머리끈들이 이 방, 저 방에 널부러져 있으니 말이다. 아이들이든, 나이가 든 어른들이든 이미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할 줄 모르고, 소중하게 다룰 줄 모른다.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갖고 싶어하고 가지고 난 후에도 보물처럼 잘 간수하기 마련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꽃과 나무는 바로 그런 보물같은 존재이다.

사람에게 생명이 그렇다. 나는 숨쉬고 살아 있는 것에 감사한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병이 육체의 가시가 아니라 오히려 자랑이 된다는 바울의 고백을 나는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침대 옆의 창문을 활짝 열고 시원한 아침공기를 들이 마시고는 길게 기지개를 편다. 행복하다. 숨을 쉬는 것에 대해서 감사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병원에서 생사를 다투는 사람들일 것이다. 어느 누가 숨쉬는 것에 대해서 감사해 하고, 오늘 하루 잠을 자고 눈을 떴다는 사실에 감격할까! 감사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생명을 “내가 가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것을 포기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생명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고 내가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생명이라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아는 순간, 오늘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내 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 이 보물같은 장소에서 보석같은 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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