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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람산 (Mt. Olive)의 무덤들

감람산 (Mt. Olive)의 무덤들

유대인들은 죽어서라도 예루살렘에 묻히길 원합니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미국의 유대인들은 자국에서 장례식을 마치자 마자 시신을 비행기에 태워 이스라엘로 갑니다. 그리고서는 예루살렘의 감람산에 있는 묘지에 매장을 하지요. 이스라엘 밖에 사는 유대인들 가운데에는 이렇게 죽어서라도 이스라엘 땅, 특별히 감람산에 묻히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마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유대교인이라면 다들 이런 꿈을 한번 쯤 꾸어 보았을 겁니다.

이런 바램은 성경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야곱이 요셉에게 이집트가 아니라 헤브론에 묻어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야곱처럼 이스라엘 땅에 묻히는 것은 신앙의 표현이자 자신의 조상들에게로 돌아간다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또 다른 의미가 있는데요. 유대교의 전통에 따르면 죽은 자들이 메시아가 오는 날 부활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데, 이스라엘에 묻힌 유대인들부터, 그리고 예루살렘에 묻힌 사람들부터 부활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러니 메시아가 올 때에 제일먼저 그와 함께 부활하기 위해서 죽어서라도 이스라엘을 찾는 것이지요.

그럼, 감람산의 유대인 묘지에 묻히기 위해서는 얼마의 돈이 필요할까요? 2019년을 기준으로 하자면, $30,000, 한국돈으로는 대략 3,500만원을 지불해야하겠네요. 물론 시신을 비행기로 운구하는 비용과 부대비용은 제외입니다. 오로지 묻힐 장소에 대한 비용입니다. 대단히 비싸지요?

감람산의 유대인 묘지에 가면 또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흥미로운 전통이 있습니다. 무덤 위에 돌을 올려 놓는 것이지요. 전 세계 어디에서나 꽃을 두는 것이 일반적인 풍습인데, 유대인들은 돌을 올려 놓습니다.
문화사적으로는 죽은 시신을 광야에 매장을 할 때, 시신을 노리는 야생 동물로부터 시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시신 위에 돌을 올려 놓는 풍습에서 그 기원을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정확하게 그 기원이 이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현대 유대인들에게 이 풍습의 의미는 분명합니다. 꽃은 아름답지만 시간이 지나면 시들어 죽지요. 그러나 돌은 영원합니다. 돌은 영원한 기억과 변하지 않는 유산을 상징합니다.
무덤 위에 올려 놓는 이 돌을 히브리어로 쯔로르(צרור)라고 부릅니다. 이 말의 어근은 “묶다”(to bind)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고인의 무덤에서 돌을 올려 놓으며 기도하면서 고인과 살아 있는 사람들이 하나로 묶인다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또 무덤 위에 돌을 올려 놓음으로 내가 그 곳에 고인과 함께 계속 있다는 것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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