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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셋의 병거 Mycenaean Krater

블레셋의 병거 Mycenaean Krater

성경에는 모압, 암몬, 아모리, 아람, 아말렉 등등 이스라엘 이외에 등장하는 수많은 민족들이 있습니다. 고고학의 도움으로 이 민족들의 삶을 대략적으로 유추해 볼 수는 있지만, 민족들의 특징이나 신앙, 민족의 인구수, 종교 등등의 정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이스라엘 주변 민족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 많은 주변 민족 중에서 많은 정보들이 알려진 가장 가까운 민족을 꼽으라고 한다면 당연히 그 제일 처음은 블레셋입니다. 해양민족들 중의 하나인 블레셋이 가나안으로 들어오던 시기에 이들이 지중해 지역에 남겨 놓은 족적이 워낙에 대단했기 때문에 성경 외에도 이곳 저곳에 그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블레셋은 대략 1175BCE 즈음에 가나안 지역에 정착하였습니다. 이들은 원래 그리스 본토에서 미케네 문명이라는 찬란한 문명을 이끈 사람들이었는데 기원전 1200년경 도리스 사람들이 이들이 살던 그리스를 침입하면서 살던 지역에서 밀려나 해상과 육상을 통해 가나안 땅으로 들어온 민족입니다. 이들이 비록 도리스 사람들에 의해서 쫓겨나듯 가나안 지역의 해안 지방에 정착하기는 하였지만, 고대 그리스 시인인 호머(Homeros)의 글과 그리스 지역을 연구하는 고고학자들의 유물들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미케네 사회가 탁월한 전쟁 기술을 보유한 문명이었다는 것입니다.

블레셋 사람들의 전쟁 무기 중에서 가나안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로 손꼽혔던 것은 ‘병거’였습니다. 미케네 사람들이 그리스 지역에서 찬란한 문화를 만들 당시에 미케네 사람들은 청동기의 장인들이었습니다. 철기 문화의 시대를 개척하고 자유자재로 이용하기 시작한 도리스 사람들에 의해서 밀려나기는 하였지만, 미케네 사람들 역시 철기를 사용했던 사람들입니다. 도리스 사람들에 비해서야 철기에 있어서는 초기 단계라고 말할 수 있어도 그리스 사람들 만큼 청동기가 세련되고 정밀하지 못했던 가나안에 비하면, 철을 다루는 기술을 가진 미케네 문명의 세례를 받은 블레셋 사람들과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병거, 그리고 병거를 주축으로한 군대는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가나안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아직 청동기 조차도 자유자재로 다루지 못했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었겠지요.

이러한 블레셋의 병거가 어떤 모양이었는지는 비교적 자세히 잘 알 수 있습니다. 미케네 사람들은 자신들의 토기 (Mycenaean bychrome)에 이 전차들의 모습들을 그려 놓았거든요. 이 미케네 사람들의 토기는 지중해 곳곳에 수출되었습니다. 당시 그리스에서 건너온 토기라고 하면 지중해에서는 최고로 쳐주는 교역 물품이었습니다. 국제 교역로와 바다와도 멀리 떨어진 가나안 땅의 산간 지역인 라이스(훗날. 단지파가 이 곳에 이주하였다고 하여서 텔 단 Tel Dan 이라고 불림)의 무덤(T 387)에서 조차 미케네 사람들의 토기가 발견될 정도이니 이 문화의 영향력이 어마어마 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과장된 것이 아닙니다. 특별히 미케네 사람들의 토기가 가나안 지역에서는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만이 소유할 수 있는 값어치가 나가는 물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워낙에 값나가는 것인지라, 죽은 이의 부장품으로 함께 매장했던 모양입니다. 고고학자들의 연구 결과 무덤의 주인은 1320BCE어간에 사망했고, 이 무덤에서 발굴된 토기가 만들어진 시기는 대략 1400-1320BCE 사이라고 추정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나안 땅에 정주하기 대략 150년 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토기의 그림을 보면, 두 마리의 말이 병거를 끌고 있고, 병거는 청동으로 무장되어 있습니다. 두 사람이 병거에 올라탔는데, 앞 사람은 고삐를 쥐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의 옷도 병거와 같은 패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병거처럼 청동 갑옷 무장을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머리카락의 모양은 둥글둥글한 곱슬 머리를 표현하고 있고요.

미케네인들의 토기는 기원전 13세기말 12세기(대략 1200-1130BCE)에 걸쳐 사용되었던 라기스의 신전 터(Level VI, The Acropolis Temple)에서도 출토되었습니다. 라기스는 블레셋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는 해안 평야와 이스라엘 민족들이 정착한 유다 산지가 만나는 낮은 구릉지대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이 신전이 사용되던 시기는 탈출한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나안에서 정복전쟁을 하던 시기이고, 아직 라기스를 점령하지 못했던 때였습니다. 라기스는 지리적인 영향으로 때에 따라서 블레셋 사람들의 영향력 아래 놓이기도 했던 곳입니다. 그러므로 라기스 사람들은 가나안 사람들이지만, 이웃하고 있는 블레셋 도시들의 영향권 아래에서 그들의 문화를 흡수하고 살았던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당연히 그들의 문화를 흡수하면서 블레셋 사람들과 함께 새롭게 가나안 땅으로 이주한 이스라엘 민족과 대립하여 전쟁을 치루기도 했었겠지요.

이들의 신전에 발굴된 미케네인들(블레셋인들)의 토기 조각을 재구성 해보면, 워낙에 부분 조각이어서 세밀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이미 미케네 문명의 세례를 받은 지역에서 발굴된 수많은 종류의 토기들의 밑그림들을 바탕으로 재현해 보건데, 이 토기에 그려진 병거에는 세명까지 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블레셋인들의 병거는 이렇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1) 한 마리 또는 두마리의 말이 병거를 끌었다. (2) 병거는 청동 또는 철갑 무장이 된 네개의 바퀴살을 가진 형태이다. (3) 병거에는 두 사람 또는 세 사람이 탈 수 있었다. 한 사람은 병거를 모는 사람이고 나머지 둘은 전투병이다. (4) 병거에 오른 사람들도 모두 청동 또는 철로된 갑옷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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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셋의 병거
This Post Has 4 Comments
  1. 항상 감사합니다.
    들을 때도 감사하고, 여기 와서 자료를 얻을 때도 참 감사합니다.
    토기에 그려진 병사들의 얼굴이 참 귀엽네요.
    몇 천년 전에 그려진 것이지만, 지금 어느 책이나 화보의 일러스트에 사용되어도 이질감이 없을 것 같네요.
    재미있습니다.

  2. 늘 잘 보고 있습니다. 성탄절이라 댓글 남겨봅니다. 감사합니다.

    1. 대부분 방문자들이 눈팅만하고 다운로드를 주로 하는 이 홈페이지에 댓글을 남겨 주시니 감사합니다.
      더군다나 성탄절에 댓글 남겨주시니 정말 큰 선물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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